美 주택가격 16년來 최고폭 하락
美 주택가격 16년來 최고폭 하락
소비자신뢰도 급락..주택시장發 경기우려 재현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파동이 미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대한 논란이 월가에서 이어져 온 가운데 미국 주요 10개 도시의 주택 가격이 지난 16년 사이 가장 빠른 속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주택시장발(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콘퍼런스 보드가 26일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도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최근 재현되고 있는 고유가와 함께 주택시장 침체가 고용시장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가하면서 마침내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지기 시작한게 아니냐는 분석을 나오게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 87년부터 미국내 주요 10개 도시를 대상으로 분석해 발표해온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4월 종료된 12개월 사이 연율 기준으로 2.7% 떨어져 지난 9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S&P가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1년부터 조사 대상을 20개시로 확대한 지수도 지난 1년 사이 2.1% 하락해 역시 기록을 세웠다.
S&P 분석은 또 4월 중 미 전역의 전반적인 주택가격 상승세도 17개월째 둔화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마켓워치는 미국의 평균 주택가격이 지난 2000년 이후 두배 가량 상승한 상태임을 상기시켰다.
조사대상 20개 도시 가운데 14 곳의 집값이 떨어진 가운데 디트로이트가 9.3%로 가장 많이 하락했으며 샌디에이고(6.7%), 워싱턴 DC(5.7&) 순으로 집값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애틀은 지난 1년 사이 가장 높은 9.6% 상승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주 샐럿(7%)과 오리건주 포틀랜드(6.4%) 순으로 집값이 뛴 것으로 비교됐다.
마켓워치는 S&P 케이스-쉴러 지수가 미 상무부나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집계들에 비해 주택시장 추이를 상대적으로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주택시장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높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5일 발표된 NAR 지수들도 어둡게 나왔다. 기존주택 판매는 5월 중 0.3% 하락해 연율 기준 599만채에 그쳤다. 이는 지난 4년여 사이 최소 수치다. 반면 주택매물 재고는 5% 증가해 지난 9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콘퍼런스 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6월 중 103.9로 상향조정된 5월 수치에 비해 근 5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현시점의 경기를 반영하는 '현재상황지수'도 6월에 127.9로 한달 전의 136.1에서 하락했다. 향후 6개월의 경기를 가늠케하는 '미래상황지수'도 90.1에서 87.9로 떨어졌다.
AG 에드워즈 앤드 선스의 게리 테이어 수석애널리스트는 AP에 주택시장 침체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소비자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콘퍼런스 보드의 린 프랑코 리서치센터 책임자는 "단기적으로 볼 때 소비자들이 여전히 경기를 암울하게 보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을 '잔이 반은 차고 반은 비어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기지 위기가 경제에 가하는 충격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기관인 핌코의 수석매니저로 '채권 황제'란 평가를 받는 빌 그로스는 로이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며칠 후 뉴욕 타임스의 헤드라인이 될테니 두고 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그린스펀은 핌코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그로스의 경고는 월가 대형투자은행 베어 스턴스가 운용해온 2개 헤지펀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채권에 따른 부담으로 청산 위기에 몰린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이 25일자에서 보도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저널은 "베어 스턴스 헤지펀드 위기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반면 미국 양대 모기지 전문 금융기관의 하나인 프레디 맥의 티모시 비츠버거 수석부사장은 26일 런던에서 열린 유로머니 회동에 참석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우리도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이 다른 부문에까지 전이 효과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앞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이 경제의 다른 분야에 전이 효과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